본고는 삼국사기 본기의 내용을 구조적으로 분석한 것으로 크게 정치, 천재지변, 전쟁 그리고 외교로 나누었으며 정치기사는 다 세분하여 수량적 방법으로 유형화하였다.
그 결과 백제사회는 정치기사의 경우 축성, 조영 기사가 압도적으로 많아 일찍부터 전쟁을 통해 성장하였고 방어시설의 축조와 같은 대규모 인원동원에서 일찍 국가체제를 이룩하였다. 백제의 조기성장은 왕위계승에 있어서도 부자상속의 전통을 보다 빨리 이룰 수 있었으나 도리어 혼란을 야기시키는 결과가 되었다.
순행기사도 제,려와 달리 전쟁, 축성 및 천재지변과 관계가 커 정치적 불안정과 뜻을 같이한다. 여기서 우리는 백제가 하늘, 조상, 산천에 대한 제의를 게을리 하지 않은 이유를 발견할 수 있다.
천재지변의 경우 그 피해가 적어서 자연변화가 갖는 기능도 발휘하지 못하였다. 때문에 정치의 안정이나 문화의 성장을 꾀하려는 외교적 진출은 적극적인 호남 평야 개발과 함께 국가유지 관건이 될 수 있었다. 그러나 국초 이래 신라와 말갈과의 계속된 전쟁은 국력을 집약시켜 외환을 극복하였으나 잇따른 국력 손실이나 전술의 노출로 사회를 불안케 하였다. 더구나 한강 유역 확보를 위한 지나친 출혈과 신라와의 무모한 충돌은 신라인의 결속을 가속시켰고 고구려의 제휴로 인한 국제적 고립과 정치적 갈등은 백제왕실의 내분을 촉진시키고 말았다. (필자 맺음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