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간 정치관계의 추이는 시기를 구분하여 특징을 포착하지 않으면 안된다. 7세기 동아시아 국제관계의 시기구분은 630년 당이 동돌궐을 멸망시킨 무렵부터를 Ⅰ기, 당의 고구려, 백제, 신라, 야마토에 대한 정책이 명료하게 간파되는 640년부터 Ⅱ기. 김춘추가 태종에게 직접 걸사하자 태종은 백제궤멸을 약속하였던 650년대는 Ⅲ기, Ⅳ기는 660년 이후이다.
640년대 동북 아시아의 정세는 동돌궐, 토곡혼, 고창이 새로운 종속관계에 높인 후 당 태종의 고구려에 대한 지배를 실현하기 위한 강경책을 주축으로 모든 사태가 전개되었다. 640년대 대사건은 백제에 의한 신라측 구가야지역의 탈취였고 이후 고구려와 백제가 연결되어 신라에 군사적 압박을 가하려는 움직임이 진행되고 신라의 당에 대한 걸사는 절실한 것이 되었다.
640년대 중국대륙의 통일제국이 강경한 대외정책을 실시하자 한반도 3국의 영토문제가 심각해졌다. 고구려는 물론 백제, 신라도 6세기에는 직간접적으로 중앙지배집단이 왕을 중심으로 하는 신료적 결집을 새로 바꾸어 군사적 특색이 짙은 지방지배조직을 만들었다. 또 왕위를 둘러싼 분쟁과 혼란이 대외적 군사권과 외교권 장악을 초점으로 하는데 이는 한반도 삼국과 왜에 공통적으로 동아시아 규모의 위기를 명확히 보여준다. 이 시대 4국의 국가의지는 왕의 의지로 나타나고 그것에 대한 지배집단의 복종에 의해 현실화 되고 있던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연구원 요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