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머리말
II. 道家와 道敎, 그리고 仙敎
III. '道敎' 개념에 비추어 본 백제의 道敎 성립 여부
IV. 백제 道敎의 성립과정
V. 맺음말
요약
본 논고는 백제의 도교 연구에서 기본적인 쟁점이 되었던 도교 성립 문제를 밝히는 데 초점을 두었다. 기존의 연구를 검토한 결과, “道敎”는 도가사상과 신선사상 위에 여러 가지 다양한 사상과 신앙이 섞여 사상적 기반을 형성하고, 長生不死와 享樂을 위해 方術과 養生法을 강구한다는 점에서 道家와는 차이가 있었다.
기존의 연구에서는 "도사가 없다"는 『周書』의 기록 때문에 백제에서 종교로서의 도교는 성립되지 않은 것으로 보았다. 그러나 국가적 차원의 교단조직은 없었지만, 수련도사와 재가신자 등 도교적 종교집단의 존재는 인정할 수 있다. 또 道觀의 기능은 사원이 수행하기도 했다. 백제의 토착신앙이나 불교도 백제 도교의 형성에 큰 영향을 미쳤고, 무술과 주술, 의술 등의 다양한 요소도 녹아들어가 있다. 특히 雲母·梅實 같은 약재를 사용하고, 단약을 제조했던 백제 醫藥의 발달은 도교의 발달을 시사한다. 또한 道祭나 死者에 대한 追善供養 의례와 같은 도교와 관련된 의례도 확인되므로 백제에서는 도교가 사상 차원을 뛰어넘는 종교로서 자리잡았다고 할 수 있다.
아울러 백제의 도교가 어떤 과정을 거쳐 종교로서 자리잡게 되었는지를 추정해보았다. 3~4세기 단계에 이미 도가사상이 유행하였으며, 이후에도 동진, 남조를 거쳐 발달해온 중국의 도교를 받아들였는데, 특히 梁과의 빈번한 교류를 통해 남조에서 완성된 上淸派 도교도 수입했을 가능성이 있다. 백제의 토착신앙을 바탕으로 중국의 도가사상을 받아들이고 중국 도교에 지속적으로 접함으로써, 웅진천도 이후 종교로서의 도교를 성립시킨 것으로 보인다. (필자 요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