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의 소재
I. 단순분주의 검토
1. 병렬형 단순분주
2. 대립형 단순분주
II. 고증분주의 인식
1. 보족형 고증분주
2. 선택형 고증분주
향후의 과제
요약
이 글은 『삼국사기』 백제본기에 있는 분주에 대한 검토를 목적으로 한다. 분주는 본문의 특정 정보에 직접 관련된 부기이되, 『삼국사기』소재 분주들은 분주자의 적극적 판단의 개입 여부와 문제된 본문과 분주의 상호부합 및 충돌의 정도에 따라 네 가지 유형으로 분류할 수 있다. 즉 분주의 내용이 본문 내용에 대한 범상한 이칭이나 이설을 소개하는 경우는 ‘단순분주’라 하고, 분주의 내용에 분주자의 판단이 개입된 경우를 ‘고증분주’라고 부른다. ‘단순분주’는 다시 분주 대상이 된 본문 서술 내용과 분주의 내용이 서로 모순이 되지 않는 경우와, 서로 매우 상이한 내용을 가진 경우의 두 형태로 나뉜다. 전자의 경우는 본문 서술의 보강을 위한 것으로 ‘병렬형 단순분주’라 하고, 후자의 경우는 상이한 정보의 대립이므로‘ 대립형 단순분주’라고 한다. 마찬가지로 ‘고증분주’역시, 분주 대상 내용과 분주 자료와의 관련성에 대한 분주자의 단순한 판단을 포함하고 있거나 그 판단에 근거한 의문 제기를 하면서도 적극적인 판정은 보류하고 있는 경우들과, 반면에 분주자의 고증을 통해 상이한 자료들 중에서 어느 하나를 선택하는 적극적 판단 개입의 유형에 속하는 경우들로 나눌 수 있다. 전자를 ‘보족형 고증분주’로, 후자를 ‘선택형 고증분주’로 부른다. 백제본기의 분주에 대한 검토결과는 큰 틀에서 신라본기와 고구려본기의 분주에 대한 검토에서 획득된 결과와 공명하고 있다. 그 가운데서도 왕실관련 분주의 비중과 왕력 정보와의 일치 정도는 가장 두드러진 공통특징으로 판단하게 되었다. 무엇보다도 『삼한고기』의 백제 왕계 인식은 『해동고기』의 고구려 왕계 인식 및 『고기』의 신라 왕계 인식과 동질에서 음미될 사항이었으며, 이들을 종관하는 삼국의 왕계 인식을 담은 자료로서 『제왕연대력』을 주목하게 하였다. 따라서 삼국의 본기에 보이는 분주들의 검토 결과를 토대 삼아 지향할 논의는 우선 『삼국사기』에 채택된 삼국의 왕계 인식과 『삼국유사』왕력과의 관련 여하로 설정할 만하다고 판단한다. 나아가 그러한 문제의식은 필시 삼국 당대의 왕계 혹은 왕대력 관련 실성의 복원 논의를 예비한다고 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