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는 聖王대에 梁나라와의 문화교류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면서 양나라 불교학의 주류적 흐름이었던 成實涅槃學을 수용하여 연구하였고, 이것이 백제 후기 불교학의 기본 바탕을 이루게 되었다. 威德王대의 불교학은 성왕대와 마찬가지로 성실열반학이 주류였지만 동시에 중국 불교계의 새로운 사조들도 수용되고 있었다. 먼저 남조의 陳에 유학하였던 玄光은 南嶽衡山의 慧思(514-577)문하에서 法華三昧行法을 수학하고 돌아와 백제 불교계에 이를 전파하였다. 또한 북조와의 교류가 시작되면서 북조 불교학의 주류적 흐름이었던 地論學도 수용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백제 불교계에 지론학과 관련된 내용들이 많지 않고 일본에서 활약한 백제 승려들에 관한 기록에서도 지론학 관련 내용이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 볼 때 백제 불교에서의 지론학 수용과 연구는 상당히 제한되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武王대에는 隋 및 唐과의 정치, 문화적 교류를 추진하면서 당시 중국 불교계의 주요 흐름으로 등장하고 있던 섭론학과 삼론학이 수용되어 발전하였다. 특히 삼론학 문헌인 『大乘四論玄義記』가 찬술되고 다수의 삼론학 승려들이 일본에 건너가 활동하는 등 삼론학이 크게 융성하였던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이는 성왕대 이후 수용되어 백제 불교의 기반을 이루고 있던 남조의 성실열반학이 섭론학보다는 삼론학과 친연성이 있었던 때문으로 생각된다. 상대적으로 백제 불교계에서 섭론학의 영향은 크게 두드러지지 않고 있는데, 이는 섭론학이 주류적 흐름으로 나타나는 신라 불교계와는 차이가 있는 것이었다. (필자 요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