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훈은 『해동고승전』 유통편에서 백제 불교 관련 승려로 마라난타 1명만을 수록하였다. 이는 고구려와 신라의 승려가 수록된 것에 비하면 매우 적은 비중이어서 주목되었다. 각훈은 古記, 『삼국사기』, 『기로기』, 『보장경』의 내용을 저본으로 하여 내용을 서술하였는데, 그대로 옮겨서 제시한데 그친 것이 아니라 스스로 인식하는 백제 불교사 틀 속에서 인용하는 태도를 보였다.
이어서 각훈의 찬술 경향과 의도를 살펴보았다. 각훈은 찬술 당시의 백제 불교사에 대한 인식을 따랐던 것으로 보인다. 마라난타를 초전자로 보았으며, 이후 백제와 관련한 기록을 싣지 않았다는 점에서, 백제 불교에 대해 소략한 내용을 전하는 『삼국사기』, 『삼국유사』와 맥락을 같이 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각훈은 전기의 내용 구성을 보다 풍부하게 함으로써 이런 한계를 극복하고 있는 모습을 보인다.
이 과정에서 백제사의 기원 내력과 삼한의 위치 비정, 그리고 마한을 백제와 연결하여 본 것은 이전과 다른 서술 태도였다. 이들 내용은 마라난타 전기의 전체 내용과 직접 관련은 없지만, 지명과 단어를 하나씩 고증해 나간 각훈의 노력에 의해 삽입된 부분들이었다. 이를 통해 각훈은 백제 불교사를 백제사라는 틀 안에서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연구원 요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