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언
Ⅱ. 서동설화의 문헌적 고찰
Ⅲ. ‘무왕’기사의 설화적 재구
Ⅳ. 서동요의 해독과 문학적 이해
Ⅴ. 결언
요약
서동요를 수록하고 있는 삼국유사 ‘무왕’조의 기문은 백제 30대 무왕의 사적을 기술하는 형식으로 되어 있으나 역사적 인물인 백제 무왕과는 관계가 없는 설화적 기술이다. 따라서 서동요의 작자를 백제 무왕으로 말하는 것은 잘못이다. 대부분 설화적 문맥으로 이루어진 본 기사는 적지 않은 설화적 모티프를 가지고 있다. 비범한 인물의 이상탄생인 바 여기서는 서동의 용자로서의 출생으로 나타나있다. 미천한 인물이 뛰어난 능령으로써 고귀한 여성을 차지하고 성공한다는 설화 유형은 서동에게서 실현된다. 능력을 나타내는 대목에서 서동요가 중요한 몫을 담당하고 있다. 우연한 기회에 지자의 도움으로 보물을 얻는다는 모티프도 보인다. 신통력으로 무겁고 부피가 나가는 물건을 먼 곳까지 나르고 산을 헐어 못을 메우는 등 힘 센 거인의 모티프가 여기서는 지명이라는 승려의 형상으로 불교화되어 나타나고 있다. 거인 괴력 모티프는 지명이 하룻밤 사이에 산을 헐어 못을 메워 절터를 닦아 주었다는 이른바 고승 영험담류의 사찰 연기로 부연되고 있다. 이밖에 노래의 주력에 관한 모티프를 볼 수 있다. 서동요가 비록 허위의 사실을 조작한 노래였음에도 불구하고 무심한 아이들의 입에 올라 불려지는 가운데 노래 내용이 현실화되었고 그 피해자인 공주까지 동요의 영험을 믿게 되었고 뭇사람의 입은 쇠를 녹인다고 한 옛 사람의 의식이 여기서도 확인된다.
서동요의 향찰 가사 해독에서 쟁점이 되어 온 ‘卯乙’을 명사+조사로 그리고 본가의 동요임을 전제로 하여 ‘卯’를 ‘마’로 읽은 남풍현의 설을 설화적 고찰을 통해 보강한 결과 “선화공주님은/ 남 그으기 얼어두고/ 서동 방을 밤의 마를 안고 가다(선화공주님은/남 모르게 사귀어 두고/ 서동의 방을 밤에 마를 안고 간다).”
해독된 가사는 표면적 문맥에서 보는 한 작자 자신의 서정적 자아가 전혀 드러나지 않은 ‘객관적 서술’을 하고 있다. 그러나 원전에 대한 설화적 재구를 통해 내면의 문맥을 해독하게 될 때, ‘객관적 서술’ 뒤에 감춰진 미천한 무명소년의 무분별에 가까운 야망과 좌절 모르는 집념의 역동적 표현을 역력히 읽어낼 수 있다. (필자 맺음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