首長制(수장제) 질서의 근간은 공통체에 대한 災厄을 억제하고, 공동체 구성원의 정신적 지주가 되기 위한 시조의 靈威(영위)를 계승하려고 하는 계보의식이다. 계보의식이 발달하고 보다 강한 영위를 추구하려고 하면서 제사를 통해 최고 수장인 대왕을 중심으로 한 피라미드형 계보 의식이 생기고, 여러 수장을 거기에 통합시키려는 것으로 파악하였다. 이러한 의식을 근저로 한 수장제 사회는 영위 계승을 공동체구성원이나 하위의 수장에게 과시하기 위해 이루어지는 수장권 계승 의례의 정비의 진전과 함께 형성되어 6세기부터 7세기 전반에 걸쳐 확립되었다.
한편, 7세기에는 촌락 수장층이 대두되면서, 하위의 재지수장의 질서가 동요되었다. 고대 국가의 성립은 그러한 재지사회의 질서를 재편하는 것에 있었고, 율령국가는 계보 의식을 지양하면서 천황권을 강화하기 위해 즉위 의례를 정비하지만, 한편으로는 신흥의 군령급 수장의 강대화를 막기 위해 祈年班幣制(기년반폐제)를 중심으로 한 官社制(관사제)에 의해 그들의 계보 의식을 억제해 나갔다.
8세기에 이르면, 계보 의식은 영위의 계승이라는 가치에서 멀어지고, 개개의 수장 계급 지배의 이데올로기로 전환해 간다. (필자 맺음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