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머리말
Ⅱ. 기본음의 정의와 황종
Ⅲ. 척도에 따른 백제음악 기본음 연구 방법론
Ⅳ. 일본에 건너간 백제악과 악기의 기본음
Ⅴ. 맺음말
요약
이 글은 백제 사비시대의 기본음 양상을 추론한 것이다. 『통전』과 『북사』에 백제 악기로 소개된 지, 우, 적 등과 백제금동대향로에 조각된 세로로 부는 적과 배소 등이 현재 동일 명칭의 악기에 비추어 적어도 일정한 음고를 가진 악기였다면, 백제 음악에도 기본음이 있었을 가능성을 가정해볼 수 있다. 이 글에서는 백제금동대향로 등 유물로부터 척도가 추정되어 왔으므로 이것을 근거로 백제의 악률, 기본음의 양상을 추론하였다. 백제시대 척으로 추정된 남조척(1자=25cm 내외), 당척(1자=29cm), 고구려척(35.6cm)을 첫째, 백제시대의 황종척이라고 가정하고 율관의 음고를 예측하였고, 둘째, 이 백제시대의 세 가지 척이 영조척일수도 있다고 보고 이것을 조선시대 척들의 관계를 참고하여 황종척으로 환산하여 율관의 음고를 계산해 보았다.
그 결과, 황종의 음고는 전체적으로 남조척, 특히 영조척으로 보았을 때의 남조척이 현행 궁중음악 향악의 황종에 가깝게 E♭5~E으로 나타났다. 당척은 남조척보다 장2도 정도 낮은데, 마치 궁중음악 중 아악과 당악의 황종이 향악의 황종보다 낮은 것을 연상시켰다. 고구려척은 이보다 낮았다. 또한 일본 아악 중에 고려악과 당악을 비교하면 고려악의 기본음이 E, 당악이 D로, 고려악의 기본음이 당악에 비해 장2도 가량 높다. 고려악을 연주하는 고려적의 음고도 당악을 연주하는 횡적의 해당음에 비해 높다. 이로써, 백제악을 포함한 삼한악의 기본음 높이가 일본의 당나라 음악의 기본음보다 높음을 알 수 있다. 일본 아악 중의 고려악과 당악의 기본음인 E와 D의 관계는 남조척과 당척을 영조척으로 보았을 때, 황종의 음고가 E♭5+38과 D♭5-1로 현행 궁중음악 향악의 황종(E♭5~E)과 당악의 황종(C)에 가깝게 나타난 것과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백제 남조척을 황종척으로 해석했을 때의 황종과 정창원 소장 각조척팔의 전폐음의 경우, 현행 향악의 황종과 유사하나 약간 높게 나타났다.
결론적으로, 백제 사비시대 척도를 근거로 당시 음악의 기본음을 산출했을 때, 남조척과 당척을 영조척으로 해석했을 때의 황종의 음고가 현재 한국 궁중음악의 향악과 당악, 그리고, 일본 아악 중 고려악과 당악의 중간쯤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난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이 기본음 산출 방법에 의한 결과에 따르면, 현재 한국 궁중음악의 향악과 당악의 기본음 차이의 전통을 백제 사비시대까지 소급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마지막으로, 이 논문에서 제시한 결과는 보다 확실한 관련 문헌이나 척도, 유물과 과학적 방법이 발견되면 변할 수 있고, 이 논문은 백제시대 기본음을 찾는 하나의 방법론을 제시한 것에 의미를 두었음을 밝힌다. (필자 요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