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 출신 승려 憬興이 저술한 『無量壽經連義述文贊』에는 53개 반절이 달려있으며, 그 중 11개 반절이 중고음과 일치하지 않는다. 이 11개 반절을 분석한 결과 7개 반절이 백제한자음을 반영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반절이 보여주는 특징과 기존 연구결과를 대비한 결과, 백제한자음에는 ① 見母와 溪母가 동일하게 /ㄱ/로, ② 模韻의 일부가 /와/, /아/로, ③ 庚三開韻와 靑韻이 /양/으로 반영되고, ④ 蟹攝 開口韻이 중세음보다 넓은 범위에서 /애/로 반영된다는 특징이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이들 중 /(본문참조)/의 부재를 보여주는 ①은 중세한국어와 일치하는 특징이다. ②, ③은 백제한자음의 상고음적 성격을 보여주고 있는데, ③이 일본 吳音이나 베트남 한자음의 古層에도 발견되는 것과 대조적으로, ②는 백제한자음에만 보이는 특징이다. 반절 ‘祚[之阿反][之河反]’에서는 ‘之’의 백제한자음이 상고음 /(본문참조)/를 반영한 파열음이 아니라 중고음 /tɕ/를 반영한 파찰음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백제한자음이 신라한자음보다 후대의 한어음을 반영하였다는 것을 시사한다. 憬興의 반절 중 6개에는 본고에서 ‘合音式 反切’이라고 부르는 특이한 방식을 따른다. 이 반절은 蔓/*만/=馬/*마/+安/*안/처럼 반절상자와 반절하자를 이어서 발음하기만 하면 피반절자의 발음을 알 수 있는 특이한 반절이다. (필자 초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