砂宅智積碑는 백제 말기의 대표적인 비석으로 1948년 부여읍 관북리 도로변에서 일본인들이 神宮 역내의 參道에 깔려고 쌓아 놓았던 돌무더기 속에서 발견되었으며, 현재 국립부여박물관에 보관되어 있다.
이 비는 사택지적이란 인물이 말년에 늙어가는 것을 탄식하여 불교에 귀의하고 불당과 탑을 건립한 것을 기념하여 세운 堂塔碑이다. 비의 우측면 상부에 둥근 원과 그 안에 봉황문(혹은 주작, 삼족오)이 음각된 흔적이 있어 반대측에 용(혹은 주작, 두꺼비)이 조각되었을 것이라고 추측하였다. 이에 비의 내용과 형식에 대해 음양오행설과 불교, 도교 및 노장사상과의 연관성이 제시되기도 하였다. 문장은 중국 육조시대의 四六騈儷體이며, 서풍은 북조와 수대의 서풍을 함께 갖춘 견고하고 瘦勁한 글씨라고 할 수 있다.
사택이란 성은 백제의 八大姓의 하나로 백제 최고의 귀족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가 불당과 탑을 세울 수 있었던 것은 귀족으로서의 경제력을 갖추었기 때문이다. 이에 사택지적비는 백제 금석문 자료 중 백제 말기 귀족의 정신세계의 일면을 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라고 생각된다. (필자 초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