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I. 왕실외교의 시작
II. 왕실외교의 확립
III. 친일본 친백제정권의 등장
맺음말
요약
고구려의 압력을 받고 있던 백제는 397년 왕자 직지를 일본에 파견하여 우호관계를 맺음으로써 404년에는 일본을 대고구려전에 끌어들이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직지가 8년간이나 일본에 머물렀던 것으로 보아서 그의 파견은 직접 원군을 청하기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우호 관계를 돈독히 하기 위한 것이 아니었는가 생각된다.
405년 직지가 귀국한 뒤에는 新濟都媛․適稽女郎․池津媛 등 오아녀들이 파견되었다. 그리고 461년부터는 왕녀들 대신에 昆支․意多郞․麻那君 등 남자 왕족들이 파견되었다. 왕족들은 일본에 정주하거나 장기간 체류하면서 우호관계를 다져나갔다.
왕실외교의 결과 백제와 일본에서는 각각 상대를 잘 알고 이해하는 정권이 등장하게 된다. 5세기 말부터 백제에서는 일본에서 자랐고 일본의 왕녀를 부인으로 맞았을 가능성이 큰 동성왕이나 무녕왕이 연달아 왕위에 오른다. 그리고 일본에서도 백제에서 건너간 왕족들이나 그 자손들이 정착하여 유력한 지위를 점하게 된다. 그리고 동성왕이나 무녕왕과도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되는 계체천황이 등장한다. 게다가 군원을 청하기 위해서 도일한 소아씨가 야마토정권에서 실권을 장악해 간다.
양 지역에서 서로 상대를 잘 알고 이해하는 정권이 등장하면서 백제는 일본이 필요로 하던 선진문물을 제공하고, 일본은 백제를 군사적으로 지원하는 용병관계가 정립되는 것이다. 그 용병관계가 무녕왕의 아들인 성왕(523~553) 때에 절정을 이룬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 6세기에 이루어진 용병관계의 정립은 5세기에 이루어진 왕실외교의 소산이었던 것이다. (필자 맺음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