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고는 현전하는 삼국사기 기사 그 자체의 사실성에 대하여 검토한 것으로 삼국사기 기사의 신빙성 정도를 설정하는 방법 중에는 일정 시기를 획하여 이전 기사는 취신하지 않는다는 입장으로 상대의 왕들 중 실재가 확실한 왕대를 기준으로 그 이후 시기부터의 기사는 긍정한다는 견해이다. 이는 외국 문헌에 존재가 전해지는 왕을 주목하여 삼국의 역사 진전에 주요 분기점을 찾는다는 의의가 있다. 그러나 이는 일괄적인 신과 불신의 기준이 되지 못한다.
삼국사기 개개 기사를 살펴 허구적인 것을 밝혀 그런 것이 많이 보이는 시기를 전체적으로 불신하는 방법이 있는데 이는 신빙성이 부인되는 주요 기사 중 가장 늦은 시기의 것을 하한으로 하여 그 시기까지의 상대기사를 허구 또는 불확실한 것으로 간주하였다. 아니면 기사에 내포된 관념을 검토하여 초기 기사에 중국적 오행사상이나 상서관념을 믿을 수 없다고 보거나 기사 내용과 표현에서 중국고전을 옮긴 것이나 번안한 것을 가려내는 방법도 상정해 볼 수 있다.
그러나 이상의 방법들로 신빙성이 의문시되는 기사도 그 시각에 따라 다른 해석이 가능하며 이에 긍정론이 제시되었다. 사서로서 삼국사기에 대한 긍정적 평가, 삼국발상지의 고고학적 발굴성과, 민속학과 인류학 등 인접 분야의 연구성과, 초기기사 불신론의 구체적 근거 빈약, 불신을 주창하던 어용사학의 의도 및 폐해 등은 긍정론의 배경이 되었다. 이는 그간 연구경향에 대한 참신한 자극과 반성을 촉구하게 되었다.
삼국사기는 어떤 형태이든간에 재래의 전승에 바탕을 두고 기술된 것이고 이미 삼국존립 당시 각국의 사서가 편찬된 사실을 고려할 때, 초기 기사에 대해 긍정적 자세로 살펴야 한다. 그러나 기년을 포함한 기사 내용 전체를 그대로 전면 긍정하는데는 신중성이 요구된다. (연구원 요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