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지와 매지권의 백제적 특징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① 왕과 왕비의 묘지석이 중국적인 양식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② 매지권에서도 중국의 경우에는 天帝地神이 거명되는데 天帝에 대해서는 전혀 보이지 않으며 地神의 名만이 거론되고 있다.
③ 「不從律令」도 백제에서의 독특한 문구이다.
④ 왕의 墓誌文 뒷면에 묘의 위치를 干支로 표시한 것, 南方의 干支를 생략한 것, 묘지석의 가운데에 구멍을 뚫어 묘의 위치를 표시한 것도 독특한 발상이라 할 수 있다.
백제의 무령왕대가 남조문화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는 선입견이 독자적인 특성을 해석하는 데에 큰 장애가 되고 있다는 것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삼국시대에 중국문화의 영향을 크게 입었다 하더라도 거기에는 독자적인 특성이 강하게 남아 있었음을 무령왕지석과 매지권을 통하여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塼築技法에 있어서도 육조의 영향을 받았으면서도 독자적인 특성을 보인다는 윤무병의 說과 일치하는 금석문 자료라 할 것이다. (센터 요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