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론
Ⅱ. 한반도남부경영론과 백촌강싸움
Ⅲ. 백촌강싸움 전야의 동아시아 정세
Ⅳ. 백촌강싸움 출병의 원인
Ⅴ. 결론
요약
과거 일본 학계는 한일합방의 근거로서 고대일본이 한반도남부를 200여 년간 지배했다는 소위 한반도남부경영론을 들고 나왔다. 하지만 일본이 한반도남부를 직접 지배했다는 한반도남부경영론은 이미 무너진 지 오래다. 그렇다면 한반도남부경영론을 전제로 한 백촌강싸움의 고대제국주의 전쟁설이 성립될 수 없다는 것도 명백한 사실이다. 따라서 한반도남부경영설을 명분으로 한 한일합방이나, 백촌강싸움의 고대제국주의 전쟁설을 바탕으로 한 동아시아 세계가 중국과 일본을 양대 축으로 발전해 왔다는 논리도 성립될 수 없음이 명백하다.
세계는 지역적 협력의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 따라서 시차는 있지만 동아시아 세계도 지역적 협력의 방향으로 나가지 않을 수 없다고 생각된다. 그런데 동아시아 세계가 지역적 협력을 모색하기 위해서는 먼저 그 구조를 이해해야 한다. 그리고 동아시아 세계의 구조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동아시아 세계가 뒤엉킨 사건들을 검토하여 공통점을 추출하는 것이 지름길이라고 생각된다.
동아시아 세계가 뒤엉킨 최초의 전쟁이라고 할 수 있는 백촌강싸움에 대해서는 고대제국주의 전쟁설이 통설적인 지위를 점해왔다. 이는 일본이 동아시아의 패권을 추구하면서 내세운 학설이었다. 그러나 백촌강싸움은 당이 백제를 멸망시키자 백제부흥운동군이 일본에 구원을 청했고 당ㆍ신라가 백제를 멸망시키게 되면 궁극적으로는 일본까지도 쳐들어 오지 않을까하는 위기의식에서 일본이 출병한 사건일 뿐이다. 이는 1592년 일본이 한반도를 침입한 임진왜란 때에 그들이 중국까지도 침략할지 모른다는 위기의식에서 중국이 조선의 구원요청에 응하여 대군을 파견한 사건과도 대칭된다.
백촌강싸움이나 임진왜란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중국이나 일본이 한반도에 영향력을 확대하려 하는 경우 동아시아 세계는 반드시 전란에 휩싸이게 되었다. 그 원인은 지정학적으로 한반도가 중국이나 일본의 침략을 받는 경우 다른 일방이 자국 까지도 침략을 당할지 모른다는 위기감에서 도움을 요청하는 한반도를 지원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동아시아 세계의 구조를 잘 이해하는 것이 동아시아 세계가 지역적 협력을 이룩하는 출발점이 아닌가 생각된다. (필자 요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