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고는 서문씨의 한 계통인 왕진이계씨족의 귀화전승의 변천과정을 검토한 것이다. 왕진이계씨족의 귀화전승 변천과정은 귀화전승이 갖는 현시적 의미를 매우 명백하게 반영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왕진이계씨족은 관위제가 시행되면서도 씨족제적 원리가 중요시되던 7세기 초에 오래된 귀화씨족의 전승을 공유하는 형식을 취하였다. 이는 비교적 늦은 시기에 도래했다는 약점을 오래된 귀화씨족과 동족계보를 만들어서 보충한 것이다. 이것이 고사기 일본서기에 보이는 왕인 도래 전승이다.
그러나 8세기 들어서 율령제국가체제가 발달하자, 관료사회내부에서도 씨족제적 원리보다 관료제적 원리가 중시되는 개인의 능력중심의 사회가 진전되었다. 왕진이계의 津連眞道는 관료제적원리가 가장 우세하였다. 환무시대에 등장하여 이례적 출세를 하자 왕인도래전승을 변형시켜 백제왕계와 결합하게 된다. 이는 8세기 중엽 이후 백제와 고구려의 왕족에게만 신하의 최고위성인 조신성을 사여하는 예가 있기 때문이다.
8세기 최대의 귀화씨족이던 백제왕씨와 환무천황시대 가장 뛰어난 관료였던 津連眞道와의 결합이 연력 9년 왕진이계의 새로운 귀화전승으로 표현된 것이다. (필자 맺음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