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머리말
II. 백제왕씨의 성립-7세기말의 지통조를 중심으로-
III. 백제왕씨의 일본적 전개-나라시대를 중심으로-
IV. 백제왕씨의 위치
V. 맺음말
요약
지금의 한ㆍ중ㆍ일 동아시아세계의 원형이 만들어지게 된 사건은, 663년에 발생한 백촌강의 싸움이다. 이 백촌강의 싸움은 백제와 고구려의 연쇄적 멸망을 초래했고, 나아가 왜에게는 절대절체의 고립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했다. 고립무원의 왜에 있어서, 구백제와 고구려 유민의 대거 유입이라는 것은 무시할 수 없는 존재였다. 그 중 백제유민의 중심은 백제왕족 선광이었다. 왜의 왕권은 선광을 중심으로 한 백제유민세력의 포섭에 힘을 쏟았다. 그러다가 차츰 국제정세가 안정을 이루게 되자, 백제유민의 존재가 덜 필요하게 되고 또 선광의 존재도 중요성을 잃게 된다.
이러한 과정에서, 백제왕으로 행세하는 선광의 존재에 부담감을 갖게 된 왜는 일본과 천황이라는 신질서, 즉 율령국가의 성립에 동반하여 백제왕선광 일족을 천황질서 밑의 한 씨족으로 만들게 된다. 지통조에 형성된 '백제왕씨'는 이후 8세기 나라시대를 거치면서 차츰 율령국가 관료 시스템에 동화되어가는 모습, 즉 일본적 전개의 양상을 띠게 된다.
이상의 모습들을 통해, 7세기 말에 성립되어 이후 몇 백년간 지속된 일본율령국가의 본질을, 지금까지와는 다른 각도에서 천착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필자 요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