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0년 백제멸망과 663년 백촌강싸움을 전후로 한 시기는 동아시아세계의 원형 형성에 큰 역할을 담당하였다.
구체적으로 들어가자면, 야마토왕권의 대외정책이 친신라정책에서 친백제정책으로 전환된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백촌강에서의 백제부흥군과 왜의 구원군의 패전은 많은 백제유민을 낳았다. 이 유민들은 왜에 거주하게 되는데 야마토왕권은 이들과 함께 언제 들이닥칠지 모르는 당과 신라연합군의 공격에 대비하는 태세를 갖추게 된다. 또 백촌강 이후 동아시아의 여러 나라들은 지배체제의 재편을 맞이한다. 당, 신라, 일본의 3국체제는 지금의 한, 중, 일의 원형이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왜(일본)의 입장에서 보면 백촌강싸움은 백촌강 이전보다 오히려 자신의 입장을 강화시켜주는 결과를 초래했다. 결국, 이것이 신생 일본의 ‘대한반도우위관’으로 나타나는 계기가 되었다. 이러한 일본의 의도를 상징적으로 표상해 주는 것이 다름 아닌 ‘백제왕씨’의 존재였던 것이다. (필자 요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