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의 彌勒신앙은 경전에서 볼 수 있는 上生신앙과 下生신앙 중에서 뒤의 경우를 취하고 있으면서도, 미래적인 下生이 아닌 현재 백제의 彌勒佛土思想을 펼쳐보이고 있다. 말할 것도 없이 백제를 중심으로 하는 현실적인 미륵신앙이라고 할 수 가 있다.
觀世音보살 신앙은 본래가 現實苦의 구제 즉 현세이익의 신앙이다. 法華經에서는 觀音보살이 주로 娑婆世界에 어디에나 머무는 것으로 되어 있고, 華嚴經에서는 光明山 또는 補怛洛迦山을 住處로 삼고 있으나, 이 백제의 觀音이 머문 곳은 聖德山이었다. 다시 말해서 백제의 관세음보살은 法華經의 일정한 住處가 없는 관음보살과 다르고, 또 華嚴經에서 보이고 있는 光明山에 머무는 관음과도 달리 백제의 聖德山을 그 根本道場으로 하고 있다.
金(銅)으로 빚은 彌陀三尊佛像이 살아 움직였다는 生身如來의 신앙 또한 지나치게 백제적이었고 현실적이었다고 하지 않을 수가 없다. 西方 극락세계의 阿彌陀佛과 觀音․勢至菩蕯이 이 땅 百濟에 머물러 중생을 교화한다는 것이다.
妙見신앙 역시 하늘의 星神이면서도 此土의 閻浮提에 거처를 두고 奇特한 神呪로 國士를 옹호한다는 것이므로, 현세이익의 현실적인 신앙이라고 할 수가 있다.
聖王의 發願에 의하여 地藏보살이 장인의 몸으로 나타나 地藏像을 조성하였다는 이야기에서도 백제 중심의 현실적인 地藏신앙사상을 보게 된다. 한 마디로 말해서 현존 자료에서 볼 수 있는 백제의 불교신앙은 어디까지나 百濟를 중심무대로 하는 現世利益的이며 現實位主的인 특성을 지녔다고 할 수가 있다. 경전에서 說示하고 있는 틀에 박히 신앙형태를 백제적인 창의력으로 현실에 맞고 당장 지금에 이익되도록 받아들이고 발전시켜서 신앙한 것으로 볼 수가 있다. 다시 말한다면 백제의 불교는 국가불교적이면서도 실천을 중심으로 하여 백제적인 현실위주의 적극적 창의성을 마음껏 발휘한 신앙세계였다고 할 수가 있다. 그러기 때문에 백제의 불교신앙은 국가적이고도 실천적인 특징과 현실이익위주의 창의적인 특수성을 지녔다고 할 수가 있을 것이다. (필자 결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