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고는 백제본기의 사료적 성격을 재검토해보고 백제본기에 대한 사료비판 위에 일본서기에 표방되어 있는 대화정권의 임나지배라는 관념의 실체에 접근해보고자 하는 것이다.
백제본기에 대한 사료비판 없이는 임나일본부설의 실상에 접근할 수 없으므로 백제본기의 편찬주체와 편찬 목적 및 일본서기에 인용된 과정 상의 윤색 등에 대해 검토하였다. 백제본기 원사료는 백제에서 성립된 것이지만 백제본기가 특정 목적에 의해 하나의 문헌으로 정리된 것은 아니며 서로 다른 성질의 사료가 단순히 모아진 것으로 파악된다. 윤색부분을 제외한 백제본기는 백제의 사료이며 6세기 한반도 정세에 대한 직접적 사료 중의 하나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문제가 되는 것은 바로 임나문제이다.
백제본기 내용 중 가장 핵심을 이루는 부분은 이른바 다사진 할양과 임나재건이라는 문제이다. 백제의 주관적 입장에 반영되어 있을 것이라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대화정권이 백제에게 다사 등을 사여받았다고 하는 것이나 가야지역에서 대화정권의 주도권을 인정하는 듯한 주장은 모두 백제가 가야문제에 대화정권을 끌어넣으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으로 생각된다. 이 시기에 백제는 북으로부터 고구려의 공격에 시달리고 있었고 가야지역에서는 신라의 적극적 공세로 종래의 가야지역에 있어서의 자신의 주도권을 상실해가는 입장이었다. 따라서 대화정권의 군사력을 끌어들여서라도 가야지역에서 신라가 세력이 확장되고 나아가서는 가야 지역이 신라세력권에 넘어가는 일을 막지 않을 수 없었다. 이런 긴급상황에서 백제는 대화정권의 적극적 개입을 유도하기 위해 과거 가야지역에서의 대화정권의 주도권을 인정하기에 이른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실제 백제가 의도한 것은 가야지역의 원상회복이었다. (필자 맺음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