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머리말
2. 사리봉안기의 내용
3. 사리봉안기에 사용된 용어의 검토
4. 왕후의 가람 건립
5. 백제의 사리신앙
요약
본고에서는 미륵사 서탑 사리봉안기의 내용과 용어를 검토하고, 왕후의 가람 건립, 백제의 사리신앙에 대해 살펴보았다.
사리봉안기의 봉안문은 크게 세 단락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째 단락은 법왕이신 석가모니께서 남긴 사리의 불가사의한 신통변화를 강조했다. 둘째 단락은 왕후의 가람 건립과 사리 봉영의 사실을 기록했다. 셋째는 국왕과 왕후에 대한 발원이다.
이 사리봉안기에는 연호를 사용하지 않았다는 점, 대왕폐하의 壽宴을 특히 강조하고 있다는 점, 백제 왕비에 대한 기록이 거의 없는 편인데 이 사리봉안기가 백제왕후에 대한 정보를 전해준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사리봉안기의 행간에서 신앙의 대립이나 혹은 조화, 그리고 정치 세력 사이의 갈등 등을 읽어 내는 이도 있지만, 선화공주를 못 잊어 하는 연구자 자신의 생각을 투사한 경우가 적지 않은 것 같다. 정재를 희사하여 대 가람 미륵사의 창건을 주도했던 무왕의 왕후는 좌평 사택적덕의 딸이었다. 가람을 세우고 불사리를 봉안하면서 그들은 대왕의 年壽의 견고함과 實歷의 지속을 발원했고, 성스러운 이의 유골인 사리에 힘입어 왕실의 존엄과 신성을 확보하려는 의도 또한 없지 않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上弘正法과 下化蒼生의 발원도 잊지 않았음은 주목되어야 한다. 미륵사를 삼원 가람으로 건설하면서까지 용화삼회에의 참여를 발원하던 그들의 종교적 열정을 헤아릴 때, 삼원가람의 각각에 서로 다른 발원자가 있었을 것으로 보기는 역시 어렵다. (연구원 요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