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머리말
II. 전지왕 즉위를 둘러싼 왕위계승분쟁
III. 해씨세력의 대두와 대고구려관
IV. 전지왕대의 대외정책과 고구려
V. 맺음말
요약
전지왕대 백제는 이전 시기 일방적인 군사적 대응에서 벗어나 다자외교를 통해 고구려를 견제하면서 내부의 안정을 도모하였다. 이같은 대고구려 정책의 변화는 405년 왕위계승분쟁으로 인한 지배세력의 교체 상황과 밀접하게 관련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전지왕대 새롭게 부상한 해씨세력은 대고구려 정책에 있어서 자세력의 이해와 백제가 처한 현실적인 상황을 고려하여 다자외교를 통한 실용적이고 온건한 노선을 견지하였다. 이러한 백제 내부의 정책적 기조에 따라 5세기 전반기 백제와 고구려 양국은 대체로 소강국면을 맞이하였다. 이 무렵 전무한 백제와 고구려 양국의 군사충돌은 이러한 분위기를 일면 반영한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백제의 대고구려 정책변화가 실효를 거둘 수 있었던 것은 단순히 백제내부의 요구뿐만 아니라 국제 정세의 변화 및 고구려 측의 이해와 부합하는 면이 있었기에 가능하였다.
하지만 427년 평양 천도 이후 백제와 고구려 양국의 소강국면이 점차 대치국면으로 전환하고 있음이 환기된다. 실제로 개로왕 정권의 성립과 동시에 양국은 다시금 완전한 대치국면을 맞이하였다. 흥미로운 사실은 대고구려 강경정권인 개로왕 정권의 출현과 동시에 해씨세력이 다시금 기록에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결국, 5세기 백제의 대고구려 정책은 내부 정국주도 세력의 변화와 직접적으로 연동작용하고 있음이 확인된다.
이상과 같이 한 국가의 대내외적인 연동성이라는 측면에 주목하여 전지왕대 백제의 대고구려 정책 및 백제와 고구려 양국 관계를 살펴보고자 하였다. 그 결과 405년 왕위계승분쟁은 대고구려 정책을 둘러싼 입장 차가 중요하게 작용하였고, 이때 새롭게 대두된 해씨세력의 성향에 따라 백제의 대고구려 정책이 변화하였음을 알 수 있었다. (필자 맺음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