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령왕비 베개에 쓰여진 묵서명 "甲" , "乙"과 이에 따른 봉황의 위치와 그 문제점, 그리고 적외선 장비의 효율적인 이용방안에 대해 간단히 소개한 것이다,.
이 명문은 보존과학실에서 무령왕릉 출토품인 왕과 왕비의 베개와 발받침 보존처리를 위한 상태정밀조사 중 발견되었다. 왕비의 베개와 발받침 표면에는 금박으로 두른 구갑문 구획과 각종 아름다운 문양으로 장식되어 있었다.
여기서 "甲" , "乙"은 면위에 얹혀진 목제 봉황 두 마리와 연관지어 생각해야한다. 즉, 봉황의 성별을 구별짓는 표시로서의 "甲" , "乙"로 볼 수 있는 것이다. 두 봉황을 조사한 결과 서로 구별되는 특징을 찾을 수 없었다. 그러나 음양을 기본으로 한 방위 개념으로 이해가 가능하다. 무령왕릉 주검배치는 기본적으로 남침을 하나 무령왕은 동쪽 왕비는 서쪽에 누워 있다. 祭主가 주검을 마주본다면 좌측이 남성인 점은 신위를 모시는 방위와 동일한 것이다. 그러나 왕비 베개의 봉황의 위치는 명문과 반대방향이다. 즉, 왕비의 혼령을 내세로 인도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봉황의 방위는 현세에서의 방위가 아닌 내세의 개념에 따라 배치한 것이다.
이번에 발견한 명문이 "甲" , "乙" 단 두자라 할지라도 백제시대 명문으로 몇 점의 금석문을 제외하고는 한점도 찾을 수 없는 상황에서 백제인의 필력이 생동하는 묵서명 명문을 발견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
또한 첨단과학의 발전과 더불어 각종 특수장비들이 새로이 도입되는 요즘, 이러한 장비가 연구능력과 직결되는 듯한 감이 없지 않아있다. 앞으로 우리가 갖추고 있는 적외선 및 X선 장비에 영상처리컴퓨터를 연결한다면 앞서 열거한 특성보다 더 정확하고 효율적인 장치가 이루어져 각종 문화재 조사 연구에 크게 이용될 수 있을 것이다. (연구원 요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