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머리말
II. 묘지명의 현황과 판독
III. 묘지명의 번역
IV. 묘지명의 내용 분석
1. 묘지명의 찬서자
2. 묘주의 가계
3. 묘주의 활동
V. 맺음말
요약
중국 섬서성 서안시 장안구에 있는 장안박물관에 소장된 이제 묘지명은 당으로 끌려간 백제 유민의 흔적을 살피는데 도움이 된다. 이제는 776년에 부여태비의 손자인 이망지의 아들로 태어나서 문관으로 활동하였고, 큰누이인 진국대부인을 따라 성덕군절도사 왕무준 휘하의 막료로 활동하였고, 종정 소경을 역임하였다. 그는 825년 외재종질인 봉상절도사 왕승원의 휘하에서 활동하다가 향년 50세에 병을 얻어 생을 마감했고 장안성 남쪽에 묻혔다. 이제 묘지명은 그의 활동뿐만 아니라 의자왕의 증손녀 부여태비 후손들의 가계와 활동상을 알려주는 중요한 자료이다. 이제는 당 황실의 후손이기는 하지만, 의자왕의 외손 가문이다. 이제의 활동은 백제 외손들이 당 말기까지도 세력을 유지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백제 외손들의 꾸준한 활동은 당의 개방적인 인재등용정책의 결과만으로 볼 수는 없다. 이제의 큰누이 진국대부인이 거란 출신의 왕무준과 혼인한 것도 단순히 당 종실의 일원이었기 때문만은 아니다. 당시의 실력자 집단과 혼인하여 세력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던 것이다. 이제 묘지명에는 백제와 무관할 것 같은 내용으로 가득 차 있지만 당으로 이주한 백제 유민의 흔적을 엿볼 수있는 작은 조각이다. 이러한 조각들이 지속적으로 모여진다면 백제유민사 연구에 보탬이 될 것이다. (필자 초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