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백제 초기의 부제의 성립과 운용을 통해 지방통치 방식을 살펴보는데 그 목적이 있다. 특히 『삼국사기』백제본기 초기기록을 적극 활용하여 그 실체를 파악하는데 주력하였다. 백제 초기의 5부는 처음부터 체계적인 구상으로 시작된 것이 아니었다. 국가 방어의 목적 아래 남부와 북부를 먼저 설치하였고 그 뒤에 동부와 서부가 추가로 설치되면서 중앙과 함께 5부가 성립되었다. 최초 설치시기는 대체로 백제가 사료에는 마한으로 등장하는 목지국을 병합한 기원전후한 시기로 파악되며, 설치의 목적은 백제를 위협하는 세력에 대한 방어와 아울러 병합지역에 대한 적극적인 지배를 위한 것이었다.
5부를 통한 구체적인 지방통치의 내용은 국가운영이 기반인 역역동원과 수취 체제의 확립으로 파악되었다. 백제는 초기 정복전쟁을 수행하기 위해 많은 축성을 수행하였으며, 이를 위해 5부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였다. 구체적으로 등장하지는 않지만 지방관의 파견도 이를 통해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5부는 중앙권력이 지방세력을 통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설치된 것이며 이른바 부체제와 같은 형태를 적어도 백제 초기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그것은 5부를 관칭한 인물들의 성격, 그리고 5부가 등장하는 기록에서 보이는 전쟁, 사민, 순수 기록 등을 통해서 보아도 그러하다. 고이왕, 근초고왕대를 거치면서 정비된 이 초기의 5부는 웅진 천도 이후에도 여전히 유지되었으며, 백제 후기에 보이는 5방으로 연결되는 것으로 짐작하였다. (필자 초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