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 전지왕대는 부자상속제의 확립, 진시에서 해씨로의 지배세력 교체. 동진·왜와의 긴밀한 대외교섭 등 일련의 정치적 변혁을 초래한 백제사상 일시기로 이해되고 있다. 본고는 전지왕대 일련의 정치적 변혁과정에 주목하며 왕권을 중심으로 한 지배세력과 역관계, 정치제도의 변화 및 당시 대외관계상에 나타난 동아시아 국제관계에 대한 검토를 통하여 백제 정치·사회의 일면을 보고자 한다.
당시 고구려의 남하에 다른 백제국력의 열세라는 외적조건과 상응하여 왕위계승을 둘러싼 형제상속과 부자상속의 과도기적 갈등을 극복하고 부자상속제 확립의 계기가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지배세력 역시 진씨중심 체제에서 전지왕 옹립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왕족과 해씨세력에로의 교체가 이루어져 일대 변혁기였다.
또한 쇠퇴 일로에 길을 걷던 왕권과 전지 지지파 왕족 및 왕비족인 해씨세력과의 정치적 타협의 산물로서 상좌평이 설치되었다고 여겨진다. 전지는 그 지배세력과 혼인관계를 맺어 그들에게 대귀족통제력을 위임함으로써 상대적으로 왕권 강화를 도모하여 상징적이고 초월적인 존재로 군림하고자 하였다. 그러나 백제왕권은 왕, 후, 태수제에서 보듯이 대귀족통제력을 상실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전지왕대 대동진, 대왜관계는 정치적 비중을 높여간다. 대왜관계는 인질외교가 대고구려전에서의 백제국력의 열세를 만회하기 위한 구국의 도로서 정치적 비중을 높여주며 대중관계 또한 전지왕 즉위초 지배세력간의 내속을 취합하고 중국의 권위에 의해 지배질서를 확립하려는 왕권강화 측면과 당시 양면외교로 남조에 접근을 꾀하던 고구려 견제하기 위하여 진동장군 책복을 받은 것을 알 수 있다.
(필자 맺음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