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논문에서는 백제인의 생사관을 다루었다. 백제 무령왕릉 墓誌가 생사관을 반영하는 부장품이라는 사실에 주목하였다. 무령왕릉 묘지의 의미를 파악하기 위해 비교적 풍부한 자료를 제공하고 있는 중국 위진남조시대의 묘지를 참고하였다. 중국 묘지의 내용을 검토해 본 결과 묘지는 묘 주인의 생전의 공적과 덕을 표창하여 영원한 생명을 추구하는 不朽의 유가적 생사관과 관련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인자관후하여 민심이 따랐다는 무령왕의 묘지에 생전의 직위인 영동대장군 백제사마왕이라고 적었을 것이다. 그리고 30대에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무령왕비에게 천수를 누리고 죽었다는 의미의 壽終이란 용어를 왕비의 묘지에 사용한 의미를 천착해 보았다. 사후세계에서도 현세의 삶이 사후로 이어진다는 계세사상을 지녔던 백제인은 천수를 누리지 못한 왕비에게 마치 천수를 다하고 정상적인 죽음을 맞이한 것처럼 수종이라고 표기하여 사후에도 안락한 삶을 기원했던 것으로 보인다. (필자 요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