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머리말
II. 미륵사의 조영
III. 미륵사와 법화신앙
IV. 서동설화의 불교적 상징
V. 서동설화를 통해 본 백제불교의 성격
VI. 맺음말
요약
미륵사가 위치한 익산은 백제의 수도에서 볼 때, 여러 가지 면에서 백제 제2의 수도에 해당하는 비중을 가지고 있다. 이런 점에서 미륵사와 같은 거대 가람이 들어선 충분한 이유가 있다. 미륵사는 한국 석탑의 사원으로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석재를 이용한 새로운 문화실험에 돌입한 것이다. 이러한 사실은 당시의 백제문화가 전반적으로 또 다른 차원의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알려주고 있는 증거이기도 하다. 미륵사의 창건은 백제의 미륵신앙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그런데 미륵사라는 사원공간 전체에서는 탑이 특히 강조되고 있다. 미륵사를 조성하고 거기에 大塔을 세운 緣起가 못에서 미륵삼존이 용출한 데에서 비롯된 것은, 법화경에서 탑의 용출과 같은 맥락의 수사적 표현이다. 더욱이 미륵이 법화경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점이나 미륵사의 거대한 탑의 건립의 사상적 배경이 법화경의 조탑공양과 연결될 수 있다고 본다. 백제에서는 미륵신앙과 법화신앙 그리고 관음신앙이 크게 유행하고 또 신앙의 주류를 형성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들 신앙들은 타력적인 성격을 강하게 지닌다. 당시 이런 성격의 불교를 신앙하였다는 사실은 그것이 곧 백제인들의 종교적 정서와 심성을 반영한다. 따라서 이러한 성격은 백제의 종교적 상징이나 미술에 보편적으로 표현되어 있을 것이고, 서동설화의 경우에도 그렇다고 본다. 서동설화의 큰 흐름도 백제불교의 성격과 연관이 있다고 본다. 빈천한 서동이 왕위에 오르고 마침내 대규모의 미륵사를 창건하여 커다란 불교적 공덕을 쌓기에 이른다. 그것은 바로 누구나 성불할 수 있다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이런 사상이 극단적으로 표현된 것이 바로 열반경이다. 백제에서 열반경에 대한 연구와 신앙이 깊었기 때문에, 서동설화에 상징적으로 표현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서동설화는 이렇게 백제불교의 보편적인 성격과 맥락을 같이하고 있다. 미륵불이 하생하는 때에 모든 이가 구원받을 수 있고, 탑을 세우고 법화경을 외우는 것만으로 누구나 성불할 수 있으며, 또 관음보살의 명호를 부르는 것만으로도 누구나 구원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모든 중생이 모두 佛性을 가졌다는 바탕에서 출발한 것이다. 그리고 나아가 누구나 성불할 수 있다는 전망을 제시하고 있다. 이런 것들이 결국 서동설화에 나타난 백제불교의 성격이다. (필자 맺음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