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머리말
II. 신도와 익산
III. 미륵사와 도솔천
IV. 제석사와 도리천
V. 맺음말
요약
백제 무왕대 익산 천도에 대해서는 여러 논의가 있다. 천도설, 별도설, 별부설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논의는 미륵사와 제석사의 유기적인 관계를 배제한 고찰이었다. 본 글에서는 미륵사와 제석사의 성격을 불교적 세계관과 대비시켜 살펴보고, 두 절이 창건된 익산은 神都로서의 성격이 강한 불교 도시로 파악하였다. 신도는 도성의 구성요건 가운데 사찰 등의 종교적 성격이 강한 도시로 구체적인 실례로 중국의 측천무후가 낙양을 신도로 삼은 적이 있다. 익산은 고조선의 신시와 마한의 소도의 전통이 남아있는 도시로 이곳에 무왕은 미륵사와 제석사를 창건하여 불교 도시인 신도를 건설하였다.
미륵사는 미륵사의 창건설화나 혹은 가람배치로 보았을 때 미록사상이 반영되어 있음을 쉽게 알 수 있다. 그러나 3금당 3탑의 3원이 다시 하나로 통합되는 가람배치를 감안하면 회삼귀일의 법화사상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곧 3원 l원 양식의 가람배치로 볼 수 있다. 불교적 세계관에서 보면 미륵사는 도솔천을 상징하고 제석사는 도리천을 상징한다. 제석사 인근에 위치하는 왕성은 人의 세계를 상징한다. 익산은 인간세계-도리천[제석천]-도솔천으로 이어지는 불교적 세계관을 반영하는 신도이며 백제의 무왕은 인간세계에 거주하는 人王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무왕은 표면상 人王의 단계에 해당되지만 제석사・미륵사와 연관되어 자신을 제석천, 전륜성왕, 미륵불로 자처했다고 볼 수 있다. (필자 초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