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들어가며
Ⅱ. 백제 사비도성에 반영된 천문관념과 五帝 제사
Ⅲ. 백제 불교․도교 신앙에서의 오방위 관념
Ⅳ. 부여 陵山里寺址의 성격
Ⅴ. 마무리
요약
百濟聖王은 유교적인 『周禮』이념에 입각하여 中央官制와 祭祀體系를 정비하였지만, 불교에도 관심을 기울였다. 곧, 聖王代에는 유교식 통치체제의 정비와 함께, 律을 통한 불교 교단의 정비가 이루어졌던 것이다. 이에 따라 본고에서는 백제 사비기의 五帝 제사에 대하여 그 동안의 유교적인 분석과 함께 불교적인 검토에 중점을 두고 그 성격을 밝혀보았다.
먼저 유교적인 분석을 통해, 중국에서의 五帝 관념이 天神의 성격만을 가진 것이 아니라, 地神으로서의 方位神과 人神의 성격도 아울러 가지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오제 관념이 중국 남조의 양나라를 통해 백제에 들어왔을 것으로 추정하였다. 또한, 祭天儀禮는 天文 관념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할 수 있는데, 백제에도 鄭玄의 六天說에 따른 천문우주론적 사상체계가 있었다고 보면서, 都城에 북극성을 형상화한 太極殿이 존재했을 가능성과 함께, 五帝 제사의 祭場도 천문 관념과 연관이 있다고 보았다.
아울러 백제의 불교와 도교 신앙에서도 이와 비슷한 五方位 관념을 가지고 있었음을 불교의 四天王 신앙 및 五方神 사상과, 도교의 四神 관념을 통해 살펴보았다.
그리고 신라의 成典寺院이 祭天과 같은 불교화된 國家儀禮를 담당하였을 것이라는 의견에 착안하여, 백제 泗沘 都城의 불교사원을 국가의례의 祭場으로 주목해 보았다. 그 과정에서 사비 도성의 동쪽 외곽에 자리잡고 있는 능산리사지를 五帝에 대한 제사와 함께 先王을 配位하는 형식의 五郊迎氣祭와 관련되는 불교사원이었을 것으로 보았다.
특히 능산리사지는 가람배치 방식이 특이한데, 講堂址를 비롯한 初期 建物址群과, 木塔 및 金堂 등의 불교 건물지군 사이에 건립시기의 차이가 있다. 이는 먼저 토착신앙이 가미된 유교식 五帝 祭祀를 위한 祭場으로 초기 건물지군과 함께 `天`銘 刻墨書 木簡이 사용된 시설이 건립되었다가, 이후 567년의 사리 매납과 목탑 건립을 계기로 하여 聖王을 追福하는 기능을 가진 불교사원으로 거듭나게 되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생각된다. (필자 초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