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사는 웅진시대 백제의 수도인 웅진에 만들어진 사원이었다. 그 위치는 역시 웅진시대 도성과 사원의 관계를 고려할 때 도성의 동쪽 방향인 현재의 위치로 생각된다. 왜냐하면 웅진시대 백제는 도성의 서쪽 방향에 흥륜사를 동쪽 방향에 수원사를 그리고 남쪽에 또 다른 사원을 두어 미륵보살로 사방을 에워싸서 수도를 보호하려고 했기 때문이다 이는 사비천도 이후 백제가 수도를 석가불로 보호하려던 것과는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웅진에서 사비로 수도를 옮긴 이후 수원사는 흥륜사를 대신해서 백제의 미륵신앙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 사원이 되었다. 이와 함께 수원사의 미륵보살 신앙에도 새로운 변화가 일어났다 중국에서 백제로 돌아온 승려 현광에 의하여 미륵불 신앙이 새롭게 수용되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서 사비의 석가불과 웅진의 미륵불을 대비시키고자 하였던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미륵불 신앙이 수원사를 비롯한 웅진지역의 불교에 미친 영향에는 한계가 있었다. 여기에는 백제 왕실의 웅진지역에 대한 새로운 관심이 작용하였다. 이들 또한 석가불이 보호하는 수도 사비에 못지않게 옛 수도인 웅진도 여전히 중요하다는 사실을 받아들였던 것이다. 그 결과 미륵불 신앙은 이제 웅진이 아니라 익산을 중심으로 새로운 의미를 지니게 되었다. (필자 초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