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유사』 「흥법」편에서는 백제의 불교 수용을 다룬 ‘難陀闢濟’조와 불교 진흥책을 기록한 ‘法王禁殺’조를 두어 백제사의 興法과 관련하여 의미 있는 사건으로 인식하였다. 특히 ‘법왕금살’조는 ‘難陀闢濟’ 이후 백제사에서 興法과 관련하여 가장 주목되는 사건으로 선정된 것이다.
본고에서는 백제사에서 적극적으로 불교진흥책을 펼쳤던 성왕ㆍ위덕왕ㆍ무왕이 아닌 법왕을 『삼국유사』 「흥법」편에서 興法의 왕으로 주목한 이유에 대해서 고찰해 보았다. 첫째는 『삼국사기』를 바탕으로 한 사료적 한계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또 하나는 法王이라는 왕호에 주목해 보았다. 신라의 法興王과 백제의 法王이라는 왕호는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 또한 신라의 법흥왕과 백제의 법왕은 시호 뿐 아니라, 불교 진흥책에 있어서도 ‘禁殺生令’이라는 불교의 교리를 실천하는 모습을 공통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삼국유사』 찬자는 백제 法王을 신라 法興王에 비견되는 興法의 왕으로 인식하였음을 알 수 있다.
『삼국유사』는 나름의 합리적인 고증을 시도하여 구체적인 역사적 사실을 추구하려고 한 역사서라고 생각된다. 『삼국유사』 「흥법」편은 『삼국사기』를 바탕으로 『삼국사기』에서 다 이야기하지 못한 삼국시대 불법의 성쇠와 관련하여 의미가 있다고 생각되는 대표적인 사건들을 선정하여 기록하였다. 따라서 백제사의 「흥법」과 관련하여 ‘법왕금살’조를 설정한 것이다. 『삼국유사』 「흥법」편은 불교에 대한 인식을 바탕으로 삼국시대를 새롭게 바라볼 수 있게 해 주었다는데서 의미를 가진다. (필자 초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