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고는 삼국 및 통일신라시대에 해당하는 시기에 우리나라와 중국에서 발견된 묘지에 대해 언급한 것이다. 묘지는 무덤에 붇거나 고분의 벽면에다 쓴 것이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경과해도 그대로 보존될 가능성이 많다. 고분의 벽면에다 쓴 묘지명은 재료의 성질상 훼손되어 판독이 불가능한 글자가 많이 생길 수 있으나 지석을 묻는 경우는 거의 완전하게 보존되어있다. 고구려 동수묘, 진묘지, 모두루묘지 등은 고분의 벽면에다 쓴 묵서명이기 때문에 훼손된 글자가 있으나 무령왕과 왕비묘지, 천남생묘지, 부여륭묘지, 고자묘지 등은 지석이기 때문에 많은 시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거의 완벽하게 묘지명이 남아 있다.
삼국 및 통일신라시대에 해당하는 시기에는 우리나라의 역사를 기록한 문헌기록이 많지 않기 때문에 이 시대의 묘지는 그 당시 사회상을 파악할 수 있는 좋은 자료가 될 수 있다. 묘지가 발견되는 무덤이면 그 당시의 지배계층에 해당하는 신분을 가진 사람이 피장자라 볼 수 있으므로 묘지명을 통해 그 당시 사회의 여러 가지 사실들를 파악할 수 있다. 특히 중국에서 발견된 묘지들은 그 내용이 풍부하기 때문에 문헌기록과 연관시켜 사료의 빠진 부분이나 부족하고 미진한 부분을 보완해 줄 수 있는 좋은 자료가 아닐 수 없다. 현재 중국에 남아있는 묘지의 주인공들이 고구려와 백제가 멸망할 당시의 왕족이나 귀족들이기 때문에 이들의 행적을 통해 우리나라와 중국과의 관계를 파악할 수 있는 자료로 볼 수 있다. (필자 맺음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