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한반도 중부지역에 분포한 지명 비교 결과, 백제 전기 지명과 예맥의 지명은 공통 특징을 지닌 반면 중부 이하 지명은 오히려 신라 지명과 유사함을 나타낸다.
신라의 왕명과 백제의 왕명 차자 표기를 중심으로 고찰할 때, 고대국어 시기에는 유기음 체계가 아직 생성되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된다. 두 나라의 왕명은 2음절이 기본 구조이다. 신라의 경우 시조 혁거세와 8대 아달라만 3음절이고 나머지는 모두 2음절이기 때문이다. 물론 15대 세리지 19대 눌지, 24대 심맥부의 -智, -祗, -夫는 존칭접미사이기 때문에 이름은 2음절이다. 22대 지도로, 25대 舍輪~金輪의 –도로와 –輪이 존칭접미사 `도리이었다면 1음절의 왕명도 있었던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그러나 백제의 왕명에서는 존칭접미사가 나타나지 않는다. 왕명의 2음절 구조는 신라와 동일하다. 다만 제12대 계왕만이 1음절이다. 이로 미루어 앞에서 추정한 신라의 1음절 왕명도 가능하였던 것으로 여겨진다. 제13대 근초고, 14대 근구소, 21대 근개루에 접두한 近-을 접두어로 보면 2음절이 되고, 이름에 포함하면 3음절이 된다. 이는 일본서기에 초고와 구수로 나타나는 것을 보면 近-은 땔때로 생략될 수 있는 어휘소로 추정할 수 있다.
신라는 제3대 유리, 14대 설례, 19대 눌지와 같이 선대의 왕명을 중용하거나 아니면 ‘누리’, ‘빛’을 후대 왕명으로 작명하는데 반영하였다. 백제도 2~4대 왕명이 ‘婁’자를 공유한다. 이는 부여의 해부루와 고구려의 해수루와 동질적인 것으로 추정된다. 백제의 왕명도 빛(映), 明 ,昌 등)을 소재로 이름을 지었다. 백제도 신라와 마찬가지로 선대의 왕명인 ‘초고, 구수, 개로’를 후대의 왕명으로 불렀고 선대 왕명인 ‘比流’를 ‘毗有’로 다시 불렀다. (필자 맺음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