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백제사의 자료 토대
2. 백제사 인식의 전제
3. 고려의 백제사 인식
4. 조선의 백제사 인식
요약
이 글은 근자에 거두어진 백제사 관련 국내 자료 집성의 성과물을 토대로 후대의 백제사 인식을 점검하고자 하였다. 그에 따라 백제사에 대한 전근대의 인식을 크게 세 가지로 나누어 점검하였다. 그 하나는 『삼국사기』로 대변되는 고려 전기의 인식, 다음으로는 이민족의 침압 앞에 민족 현실이 크게 유린되어 상고사에 대한 각별한 반추가 힘을 발휘하던 고려 후기 『삼국유사』 등의 백제 인식이며, 다음으로 더 이상 백제가 역사 단위로서 단일한 사유 대상이 될 수 없게 된 조선시대의 인식이다.
백제사 인식을 규정하는 기본 사유는 두 가지이다. 그 하나는 삼한정통론, 특히 마한정통론의 강고한 시각이고, 다른 하나는 의자왕이 백제와 견훤의 백제가 공히 오직 ‘일통’의 대상으로 해소되었다는 사실이다. 전백제의 역사는 일통의 주역 신라에 의해 조정되었고, 후백제의 역사는 역시 일통의 주역 고려에 의해 정돈되었다. 조선 역시 ‘통삼’의 주역을 자부한 터에, 백제에 대한 인식은 결국 일통의 주역을 자부하는 인식 주체들에 의해 주도되고 만 셈이다. 백제사에 대한 후대의 인식은 이처럼 생래적인 결함을 떨치지 못한채 반복되었다. 결국 백제사를 재료로 한 사유는 시대와 인식 주체에 따라 주안점과 인식 맥락이 다르게 정돈되었음을 알 수 있다. (연구원 요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