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비도성내 군수리지점의 발굴조사에서는 도로유구를 비롯하여 건물지군, 수전 등이 확인되어 사비도성의 단위구획과 공간활용의 이단을 잘 보여주고 있으며 이와 더불어 도성내 단위집단의 계층성을 분석하는데 양호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군수리지점의 단위구획은 S-4호 대벽건물의 남북중심선에 의해 동서로 2등분되고 있어 전체플랜의 기준이 되는 구획중축선의 존재가 상정된다. 이는 건물들의 공간배치에 매우 정연한 규칙성이 내포되어 있음을 강력히 시사한다. 이와같은 단위구획의 공간분해원리 및 동서도로와의 배치관계를 근거로 한 군수리 지점 단위구획의 추정규모는 관북리지점 단위구획과의 관련성이 깊다. 즉 도로 중심선을 기준으로 한 관북리 장방형구획(113.1×95.5m)은 군수리 장방형구획(28.2×25.8m)에 비해 남북, 동서로 각각 4배와 3.7배 정도 큰 규모에 해당한다. 어느 정도의 오차를 감안한다면 관북리의 장방형구획을 기준으로 할 경우 그 내부에 군수리 단위구획만 면적이 동서, 남북으로 4×4개, 즉 16개를 포함할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이는 관북리와 같은 장방형구획을 기준단위구획(대구획)으로 볼 경우 군수리의 장방형구획이 최소단위구획(소구획)으로 해석될 수 있음을 반영하는 것이다.
한편 백제시대 단위집단의 한 양상으로서 군수리지점에 대한 이해 역시 매우 중요하다. 대벽건물 등 주거용가옥 2채 만으로 구성된 동거집단이지만 공방의 운영 및 창고군의 소유형태 등에서 경제적으로 상당한 지위를 누렸던 것만은 틀림이 없다. 이와 더불어 당시 식자집단의 상지울이자 전유물인 벼루를 비롯하여 중국도자기와 같은 수입물품의 존재는 군수리지점의 단위구획과 사서인 거주지와의 관련성을 생각하게 한다. (필자 초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