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는 地政學的으로 삼국 중 중국의 문화에 가장 접하기 쉬운 위치에 있었다. 특히 백제는 이미 북방에서 중국 문화의 영향을 받은 夫餘族의 일파가 남하하여 왕국을 건립하였던 바, 따라서 중국의 문물과 제도를 도입하는데 있어서 고구려나 신라보다 앞섰던 것이다. 그리하여 백제는 일찍부터 중국의 제도들을 도입하여 官制도 정비하고 평화로운 專制王國으로서의 면모도 갖추었으며, 따라서 刑政도 역시 3국 중 타국에 비하여 비교적 발전되었다. 백제에 있어서도 刑律(律令)이 전해지지 아니하여 그 내용에 관하여 자세히 알 수는 없으나 叛逆者는 斬刑에 처하였고, 그 家産은 籍沒하였다. 殺人者는 斬刑에 처하였으나, 다만 奴婢 3인으로 속죄를 할 수가 있었다. 姦通罪의 경우에는 姦婦만을 夫家의 碑로 몰입하였다. 官人受財罪의 경우에는 그 3배를 賠償케 하고 終身禁錮刑에 처하였다. 竊盜罪의 경우 역시 그 臟物의 2배 내지 3배를 賠償케 하고 終身禁鋼形刑이나 또는 流刑에 처하였다. 退軍者는 斬刑에처하였다. 위와 같이 백제의 형벌 역시 상당히 가혹한 형벌제도였음을 알 수 있으나, 叛逆罪의 경우 고구려에서의 火刑의 제도나 신라에서의 車裂刑, 四肢解刑, 戮屍刑과 같은 참혹한 제도가 보이지 않고, 連坐制에 있어서도 백제에서는 그 대상을 叛逆者의 妻子에 한정함으로써 그 범위가 삼국 중 가장 좁았다고 할 수 있다. 竊盜罪의 경우에도 고구려는 臟物의 10배 내지 12배 배상케 하고 만일 빈곤하여 이를 배상할 수 없는 경우에는 그 子女를 奴婢로 삼아 갚도록 하였음에 반하여, 백제에서는 불과 2배 내지 3배의 배상만을 하게 하였을 뿐만 아니라, 고구려나 신라에서는 볼 수 없는 禁錮刑의 제도가 있는 등 백제의 형벌제도는 고구려나 신라의 형벌제도와 비교하여 잔혹성의 면에서 현저하게 완화되고 진보된 제도라 할 수 있다. (필자 맺음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