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머리말
II. 통치제도의 변화와 좌장직의 설치
III. 좌장의 정치적 성격
IV. 맺음말
요약
백제 좌장직은 고이왕 7년 (240)에 설치되어 백제 말기까지 군사권을 담당하여 왔다. 그러나 백제사의 전개과정 속에서 좌장의 성격도 변하였는데, 본고에서는 좌장직의 설치배경과 정치적 성격의 변화과정을 통해 백제 통치체제의 변화양상을 찾아보고자 하였다. 그 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백제초기 실질적 군사운용권을 가진 최초의 관제는 좌장에서 비롯되고 있다. 설치 배경으로는 고이왕대 통치체제의 변화와 당시 위와 군현 및 고구려 등과의 군사적 긴장감의 고조라는 주변상황속에서 찾을 수 있으며, 이 때 일원적 군사동원 및 운용체제가 마련되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다음으로 좌장의 정치적 성격을 보면 관제상으로는 좌보․우보․상좌평과 함께 최고위직 가운데 하나였으며, 분장업무는 군사권의 운용과 직결되는 군령권을 장악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병마관련 업무를 담당하였던 우보 및 병관좌평과는 상하관계가 아닌 서로 독립적인 위치에서 병립하고 있었던 것으로 볼 수 있다.
끝으로 사료를 통해 좌장에 임명된 인물에 대한 성격을 검토한 결과 그 변화모습을 크게 전․중․후기 3단계로 구분하여 이해할 수 있다. 전기는 고이왕대의 북부라는 재지기반과 강력한 군사력을 소유한 자율성이 강한 독립된 정치세력으로서의 성격을 가지면서 왕권하에 예속된 관료라기 보다는 왕권과 연합적인 관계에 있었던 시기이다. 중기는 아신왕대 이후로 왕비족으로서 중앙귀족화한 세력이었다. 이들은 일정한 정치적 기반과 함께 사병적 성격의 군사력을 소유하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왕권을 견제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던 시기이다. 후기는 사비시대를 전후한 시기로 좌장직을 띠고 나타나는 殷相의 경우 좌평이 관등을 띠고 있는 것으로 보아 중앙의 관직체계 속에서 활동하였던 것으로 파악된다.
그리고 좌장의 성격변화 시기는 일차적으로 근초고왕대에서 찾을 수 있으나 외형상 분명한 변화는 동성왕대 통치체제의 변화 속에서 나타났던 것으로 보인다. 동성왕의 왕권강화 과정에서 유력귀족의 독자적 군사기반이 해체되었으며, 그 결과 좌장은 왕권하에 편제된 관직체계 속에서 왕으로부터 위임된 군사권을 담당하게 되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필자 요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