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머리말
2. 백제의 부 관련 연구의 검토
(1) 부 관련 연구 성과
(2) 「삼국사기」초기 기록 불신론과 '부 체제'론
3. 온조왕 대의 부 설치 배경
(1) 건국 과정
(2) 국외적 배경
(3) 국내적 배경
4. 맺음말
요약
백제 초기의 부와 관련하여 ‘부 체제론’의 불합리성과 기존의 연구성과, 부의 설치 배경에 대해 살폈다. 즉, 정복 왕조인 백제가 건국하여 발전하는 과정에서 온조왕 31년(13)에 남부와 북부를 처음으로 설치하게 된 배경과, 이어서 동부와 서부를 추가로 설치하여 중앙의 부와 더불어 5부를 설치해 나가는 과정을 알아보았다.
한국 고대사 연구에서 부에 대한 논의는, 현재 학계의 가장 큰 관심사의 하나가 되어 있고, 논자마다 각양 각색의 견해를 밝히고 있는데, 대게는 ‘부 체제’론에 입각하여 삼국 시대의 부를 이해하고 있으며, 고구려․백제․신라 3국이 모두 이 부 체제 단계를 거친 것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리고 백제 초기의 부도 똑같이 부 체제로 설명하고 있으나, 사료를 보더라도 고구려나 신라의 부와는 다른 모습을 확연하게 보여 주고 있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그 설치 시기와 배경에 대하여 온조왕대의 사실이 아니라는 공통적인 인식이 뿌리 내리고 있어서, 백제 초기의 부에 대한 실체가 분명하게 드러나지 못한 형편이다.
한편 삼국 시대나 백제의 부의 실체를 밝히는 데에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바로 『삼국사기』초기 기록 불신론이다. 멀리는 식민 사관에 뿌리를 두고 있는 이 관점은 수정론․분해론으로 이어져 와서, 오늘의 연구자들은 거의 모두가 이러한 관점에서 3국의 초기 상황을 이해하려 한다. 이로 말미암아 3국 초기의 역사적 사실이 오히려 왜곡․은폐․변질되는 상태에 이르렀다. 논자들의 관점에 따라 어느 한 기사가 마음대로 소급되거나 윤색되어 3국의 초기 상황을 더욱 미궁에 빠뜨리는 결과를 낳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삼국사기』초기 기록을 인정하는 관점에 서면, 오히려 3국 초기의 윤곽이 확연히 드러날 수 있다고 본다. 따라서 이 논문에서는 『삼국사기』백제본기를 인정하는 관점에서 온조왕 대에 부가 설치되는 배경에 대해서 살펴 보았다. 그 결과 백제의 부는, 안팎의 여러 요인으로 말미암아, 온조왕 대에 설치된 것을 알 수 있었다. 요컨대 백제는 건국 초부터 이미 5부제를 지방 행정 체제로 발전시켜 나갔던 것이다. (필자 맺음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