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머리말
Ⅱ. 부 체제론의 실체와 문제점
Ⅲ. 『삼국사기』 백제본기의 부관련 기록
Ⅳ. 맺음말
요약
본고에서는 고대사학계에서 논쟁이 되고 있는 부 체제론에 대하여 그 실체와 문제점을 알아보고, 이러한 분석을 통하여 백제사에 적용할 수 있는지를 검토해 봄으로써 부 체제론의 부적합성을 지적하였다.
부체제론의 핵심적인 내용은 각 나라에는 부가 있고 부는 단위 정치체로 자치체였으며, 각 부에는 부장이 있는데 왕도 한 부의 부장이고 강력한 부의 장이 왕이 되었으며, 각 부의 부장들은 연맹 또는 연합체를 형성하였다는 것이다. 즉, 부체제론에서는 왕족도 다른 부에 가면 하호가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부체제론자들이 주장하는 부 체제 단계의 모습이 고구려나 신라에서 보인다고 해서 백제에서는 그러한 양상이 나타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하나의 발전 단계로 상정하여 일방적으로 규정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이는 동북아시아의 격동적인 흐름속에서 부여나 고구려․백제․신라등의 나라가 각각의 제반 환경에서 건국해나가는 상황을 낮추어 보려고 하기 때문에 나타난 결과이며, 『삼국사기』 초기 기록을 불신하여 삼국초기의 정치적 발전 상태가 뒤떨어져 있었다고 보는 데에 기반하고 있다.
백제 초기의 부는 고구려 신라의 이른바 부 체제와는 달리 초기기록에서부터 이른바 족제적 또는 부족적 성격이 없는 단순한 방위부인 행정 구획적 특징을 나타내고 있다.
백제에서도 부를 관칭하고 있는 인물이 등장하지만 이들은 백제의 국왕의 지배하에 있는 지배 세력으로서 왕도의 5부 중 어느 한 부에 일률적으로 편제되어 왕명에 의하여 통제를 받았으며, 맡겨진 임무를 수행하였던 것이다.
백제사에 있어 부제가 실행된 것은 과도기적 국가체의 양상이 아니라 원활한 지배를 위한 지배 구조상의 하나의 발전 양상이라고 파악된다. 다시 말해 연맹적 성격의 부 체제로서 중앙집권단계의 상대적 개념으로 설정된 것이 아니라 통치체제의 한 양상으로 부가 등장하며, 이는 국가의 발전과정에서 그 규모나 중앙집권력의 정도에서 차이를 발견하는 것이 타당하리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