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고는 삼국유사 무왕조의 서동설화를 중심으로 서동설화의 생성과 전개 과정을 살핀 것이다.
사비기 왕권의 동향은 관산성 패전과 성왕 전사로 말미암은 왕권 실추, 실권 귀족의 대두로 이해되던 종전의 견해를 새로이 이해하여야 한다. 활발한 대내외적 활동과 능산리 사지의 발굴조사를 통해 밝혀진 위덕왕대 왕권은 종래 알려진 것보다 훨씬 강화된 모습으로 다가왔다. 따라서 혜왕, 법왕 또한 단명에도 불구하고 위덕왕대를 이은 불사 활동도 왕권 강화 및 유지를 시도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위덕왕대 이후 왕권은 귀족세력에 비해 지속적 우위를 점한 것이다.
그렇다면 몰락왕족으로 실권귀족에 의해 왕위에 오른 기존 견해 또한 수용할 수 없다. 무왕의 즉위과정에 대한 근거가 된 삼국유사 무왕조의 서동설화도 새로운 접근을 필요로 하게 되었다. 서동설화의 등장 인물을 통해 설화의 주체는 철저히 신라, 신라인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는 백제 멸망 이후 활발히 전개된 백제 부흥운동을 제어하려는 의도에서 유포된 것이 아닐가 하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또한 서동설화의 근간을 이루는 무강왕 전승도 국가계승 의식과 관련 있으며 옛 백제 지역에 광범위하게 유포된 무강왕 전승이 안승의 보덕국과 함께 익산에 정착하였고 이러한 전승이 견훤에 의해 후백제 건국 명분으로 작용하게 된 사실을 발견할 수 있었다. (필자 맺음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