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I. 백제본기의 말갈기사
II. 신라본기의 말갈기사
III. 삼국사기의 말갈 인식
맺음말
요약
『삼국사기』 백제본기와 신라본기의 6세기 초까지 말갈기사를 중심으로 말갈 인식을 살펴보았다. 양 본기의 말갈기사는 4세기 이후 고구려가 백제와 신라를 압박하기 위하여 말갈집단을 동원하여 전투를 전개한 것이었는데, 『삼국사기』의 양 본기에서는 말갈기사가 기원 전후부터 6세기 초까지로 배열되어져 있었다. 이러한 편년안은 언제 만들어진 것인가가 문제로 남는다.
6세기 이후의 말갈기사를 보면 6세기 말부터 7세기 후반까지 다시 집중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고구려본기의 경우 대부분 고구려와 수․당 및 신라의 관계이며, 신라본기의 경우는 대부분 신라와 고구려․당의 관계에서 나타나고 있다. 본고와 관련되는 것은 신라본기의 7세기 기사가 참조되는데, 신라와 말갈의 전투지역은 6세기 초 이전의 그것과 거의 동일하다. 삼국을 통일한 이후 신라는 고구려나 백제의 사서나 관련 자료를 입수하여 이를 통하여 역사서를 편찬하고자 하였음은 당연한 것이다. 그런데 직접적인 근거 기록이 없어 단언할 수 없다. 그러나 신라가 고구려나 백제보다는 성장과정이 몇 단계 늦었음은 다 아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국사기』에는 신라의 건국기년이 가장 이르게 되어 있다. 이는 『삼국사기』의 찬자에 의해 설정된 것이 아니라, 통일기 신라인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라 할 수 있다. 말갈기사의 경우를 보면 6세기 초 이전의 말갈기사와 7세기 후반까지의 말갈기사가 공간적으로 유사성을 가지고 있었음이 이를 방증하고 있다.
신라본기 파사왕대 이전의 기록에 옥저․동예․예․맥 등이 등장하고 있으며, 그 후 그들과 관련된 기록은 보이지 않고 바로 말갈기사를 비롯한 대외관계기사가 등장하고 있다. 이들 기사의 공간적 범위는 대부분 옥저․동예․예․맥의 지리적 위치와 거의 동일하며, 특히 말갈의 활동지역이 서로 같은 공간으로 되어진다. 다시 말하면 『삼국사기』백제본기와 신라본기에 보이는 말갈은 만주지역뿐 아니라 함경도지역에 존재한 것으로 생각되므로 중국정사에 보이는 말갈 7부보다 말갈의 공간적 범위가 더 넓게 나타나고 있었다.
결론적으로 두 본기에 나타난 말갈은 특정 종족이 아니라, 고구려가 지배한 모든 종족을 말한다. 앞으로 중국 정사의 말갈 7부와 『삼국사기』의 말갈기사도 대조하여 말갈의 정체가 무엇인가를 보다 구체적으로추구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필자 맺음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