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고는 주로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에 의거 백제왕실의 왕위계승에 대하여 살펴본 것으로 지금까지 왕위계승 연구에 대한 정리와 본인의 견해를 적기하였다.
일인학자들은 일본서기 중심의 일본고대사를 조작함과 동시에 고대한국인에 의한 일본건국을 은폐하기 위해 백제본기 초기기록은 모두 조작, 개작 또는 전설로 주장하였고 한인학자들도 일인학자의 영향으로 초기기록의 적지 않은 부분은 역시 조작된 것으로 보고 사료의 해석이 되지 않는 부분에 직면하게 되면 이것을 조작으로 보려는 경향이 있었다.
삼국사기 초기기록 조작 주장자는 근거도 없이 그 조작이 김부식에 의해 행해졌다고 주장하거나 김부식은 사대주의적 사가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백제의 왕위계승에 대한 필자의 견해는 다음과 같다.
왕위계승의 평화기와 연이은 왕의 피살이나 외침 등의 국가적 비상시에 따라 그 원리를 달리하고 있다. 평화기의 왕위계승은 원칙적으로 부자계승이며 이 경우 꼭 장자가 아니라 이자에게도 왕위가 이어질 수 있다. 2대, 13대, 28대 제왕이 이 같은 경우에 해당한다. 또 삼국사기, 삼국유사기록에 보이는 왕위계승자는 ‘子’로 표현되어 이것이 二子, 三子를 나타낼 가능성도 크다.
또 子가 유소할 경우 16대 진사왕, 20대 비유왕처럼 동생에게로 계승되기도 한다. 태자가 연소하여 동제에게 왕위를 계승한다는 진사왕 기록은 원칙적으로 부자상속을 표현하는 기사이다.
그러나 고이왕, 비류왕, 문주왕, 동성왕, 무령왕의 경우 평화기의 왕위계승 원리가 적용되지 않은 왕위계승이다. 끊임없는 외침이나 연이은 왕의 피살로 인한 국가적 난국을 극복하기 위하여 유능하고 지도력있는 왕을 찾다보니 아들이나 동생으로 이어진 왕위계승이 아닌 것이다. 문주왕의 경우처럼 연로하고 유능한 동생이 있었다면 그에게 계승될 것이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이모형(무령왕), 상제(동성왕), 종조부(고이왕), 6촌(비류왕) 등으로 계승된 것이다. (필자 맺음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