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고는 최근 일본학계의 사료비판의 연구성과를 정리하여 이를 바탕으로 일본서기의 백제관계사료의 사용가능성을 제시하기 위한 하나의 작업이다. 백제삼서에 대해서는 백제에서 편찬된 사서라는 견해와 7세기 후반 원사료를 참고로 하여 일본에서 편찬되었다는 설이 있다. 이러한 시각차는 각 연구자마다 일본과 한국의 고대사를 보는 시각의 차이를 나타내주는 것이다.
일본서기에 보이는 백제삼서를 백제에서 편찬된 사서로 인정하기는 어렵고 백제삼서 서명은 일본에서 만들어진 사서명일 가능성이 있다. 일본에서 만들어진 것이라면 이를 편찬한 주체는 백제사료를 소유하고 있었거나 과거 백제사료를 이해할 수 있었던 사람이어야 한다. 더군다나 백제삼서의 내용을 보면 백제사료로는 백제왕력을 중심으로 한 백제의 대외관계사료가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이를 소유할 수 있는 사람은 백제왕족을 중심으로 한 백제 지배층이어야 하기 때문에 산미행구가 지적한대로 백제왕씨를 비롯한 백제왕후예씨족이 백제산서 편찬자일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백제왕족의 입장을 옹호하는 원사료에 대한 변개와 윤색이 가했을 것이다. 그러나 변개와 윤색이 지향한 것이 무엇인가를 알 수 있다면 이를 소거하여 원사료만 추출해낼 수 있을 것이다.
백제삼서를 이용해 만든 일본서기는 한일관계기사를 검토하는 기준으로서는 칠지도, 광개토대왕비문, 송서와 그 외 여러 금석문에 대한 검토와 함께 고대한일관계에 대한 고고학적 연구의 도움이 필요하다. 이 시기 백제와 가야의 관계에 대한 기술도 백제, 가야지방의 고고학적 연구결과에 기초한 검토가 필요하다. 그러나 백제삼서 왕력은 삼국사기, 삼국유사의 비교적 정리된 왕력을 검토하는데 좋은 참고자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연구원 요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