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에 전승된 동명신화 면모는 고구려의 주몽신화 그대로였다고 생각되지 않는다. 동명신화는 천신 숭배 부족 신화로서 천부와 지모의 신들의 결합으로 국조가 출생하는 天父-知母형 신화다. 그러나 북부여, 동부여, 고구려, 백제에 이르기까지 각국에서 전승된 신화는 신화적인 구조는 변함없을지 모르나 구체적 내용이나 신화의 성격은 달랐던 것으로 본다. 또한 온조의 동명묘 건립이 고구려보다 훨씬 빨랐기에 고구려 동명신화가 백제로 전승된 것으로 보기 어렵다. 그러나 백제의 동명신화는 天父-知母형의 신화로 천신 숭배 부족이 한반도로 이주하면서 갖고 온 신화임에 틀림없다.
백제의 건국신화와 마한의 신화는 다른 계통의 신화이다. 야래자설화는 시조신화의 성격을 가지며 시조의 부계는 수신이고 모계는 지신임을 파악할 수 있다. 야래자 설화 내용과 상응하는 전라형의 줄다리기 제의적 성격을 검토하여 야래자 설화가 마한 신화였을 가능성을 확인하였다. 야래자 신화의 신화소를 간직한 서동설화는 무령왕 신화라는 사실에 주목하여 마한 신화가 백제 말기 지배 세력의 신호로 부상한 면모를 검증하였다.
이처럼 백제 건국 초기 동명묘 제전 중심의 天父-知母형의 신화를 전승했고 마한 통합하고 백제 후기에는 마한 부족들이 백제 중심 세력으로 나타나면서 신화 또한 마한인들이 전승했던 水父-知母형으로 달라진 것으로 생각된다. (연구원 요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