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분은 고고학 연구의 중요대상이 되어 발굴을 통해 얻어낸 막대한 양의 지식은 고대 문명 이해에 큰 도움이 되었다. 그러나 발굴 자체에 큰 의의를 부여한 나머지 단순히 물리적인 작업이나 편년사적 문제에만 치우친 감이 없지 않았다. 본고에서는 고분의 어원을 확인하고 그것의 공시적인 의미와 통시적인 변천 과정의 분석에 있어서 축조언어학의 시각으로 접근해보고자 한다.
‘고’는 막연히 옛날을 가리키는 지시언어가 아니라 지나간 어떤 특정한 시대에 존속되었던 구체적인 대상물을 지칭하는 말로 그 구체적인 대상물은 종교적 숭배물이다. 이는 유교나 불교와는 다른 종교로 적어도 공자 시대 이전까지는 중국 쪽에 존속되었던 것으로 어떤 이유에선지 분명치 않으나 지금의 한반도 쪽으로 이동되어 왔다. 일연의 표현법을 빌자면 이 ‘고’의 종교는 ‘기이’에 속하며 우리가 접하는 고대의 신화, 전설이 모두 이 기이의 풍속으로 되어 있다. 따라서 ‘고분’의 구조적 파악은 동시에 신화와 전설을 구조적으로 이해하는 일과 동공이 되는 것으로 신화와 전설의 무대가 바로 고분이라는 사실이다.
결과적으로 고분은 기이시대의 신전이며 그 신전의 기능이 어떤 역사적 원인에 의해 정지됨으로써 폐기된 것이며 언어학적 조망에서 바라보자면 그것은 하나의 사어인 것이다. (필자 맺음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