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령왕릉에서 발견된 유물 가운데 어느 것이고 중요하고 우수하지 않은 것이 없겠지만 여기서 거론하려는 두침과 족좌는 그 형식에 있어서 또는 표면 제식에 있어서 상당히 주목된다.
왕비의 두침 표면에는 주칠이 되었으며 왕의 족좌의 표면에는 흑칠을 하였다. 다시 귀갑형 구획을 마련하였으며 두침에는 귀갑 속에 각종 그림이 있다. 대체로 귀갑을 장신문양으로 사용한 삼국시기 미술품은 매우 드물다. 그러나 고대부터 거북이는 상서로운 동물이었다.
왕비 두침에 그려진 그림을 살펴보자. 비천상은 연화 또는 운상에 앉아 천의를 위로 휘날리며 내려오는 모습으로 비천이 불교와 깊은 인연이 있어 중국에서는 불상 광배에도 나타나고 있다. 백제의 유품에서는 이런 형식은 찾을 수 없으나 존재 가능성은 상정할 수 있다. 비봉형은 고구려 고분 벽화에서 볼 수 있는 주작을 연상케 한다. 연화의 모양은 만개한 연화를 보는 위치에 따라 변화를 준다. 정상에서 보았을 때는 크기가 동일한데 옆에서 보면 크기가 또 다르다. 이러한 표현수법상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능산리 고분 천장의 연화 등과 기본적으로 상통한다. 백제 와당의 연화문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인동은 연화와 함께 단독으로 여러 곳에 그려져 있다.
이들은 비천은 물론 연화, 인동 등 불교와의 관련을 의심할 수 있다. 두침이 제작된 시기는 6세기 전반으로 백제에 불교가 전해진지 1세기반이나 뒤의 일이고 왕릉을 축조한 묘전에는 연화가 장식되어 있기 때문이다.
대체로 매장시설로서 두침과 족좌를 사용하는 예는 백제 뿐 아니라 삼국에 모두 그 예가 있으나 차이점은 목제로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그 사용법에 대해서도 무령왕릉에서는 목관 속에 두침과 족좌를 넣은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이를 종합할 때, 무령왕릉에서 발견된 두침과 족좌의 문양, 재료 등은 삼국 간의 공통성도 있지만 백제만의 특징이 나타나고 있어 주목되는 것이다. (연구원요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