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한국은 석탑의 나라라고 불리고 있다. 수많은 탑은 일찍이 집대성된 이래로 별다른 연구 성과가 별로 없는 듯하다. 삼국시대의 석탑 가운데 익산 미륵사탑이 가장 빠른 것으로 보아 왔으나 부여 정림사의 발굴 결과 정림사 탑이 더 빠른 것으로 보는 가설이 제기되었다. 이에 대한 반론도 있지만 정림사 석탑 이전의 목탑의 존재를 주창하면서 뚜렷한 고고학적인 증거가 없는 점에서 따르기 어렵다. 여기에서는 정림사 석탑이 우리나라의 현존 석탑 가운데 가장 빠른 것으로 보았다.
종래 삼국 시대의 석탑으로 보아 온 의성탑리 5층 모전석탑에 대해서 석탑 자체의 양식론 보다는 신라의 영남 지역의 이데올로기 지배와 관련하여 검토하였다. 7세기 전반에 영남 지역에서 출토되는 기와는 지방관아로 판단되며, 7세기 후반에는 군위 3존석굴이나 영주 가흥리 3존석굴과 같이 탑이 없는 불교 유적이 들어가고 탑이 있는 가람은 699년 영주 부석사를 기점으로 700년 전후에 영남 지방에 들어가는 것으로 보았다. 탑리 석탑은 700년경에 감은사 고선사의 탑에 뒤이어 만들어 진 것으로 보았다. (필자 요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