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동부지역은 섬진강 하류 서안지역으로 삼국시대에 백제의 영역에 속하였으며, 삼국시대 말기에는 백제와 신라의 국경지대였다. 삼국시대 말기 섬진강 주변 역사는 기록이 거의 남아있지 않아 더 이상의 내용은 알 수 없는 형편이었다. 그런데 최근에 들어와서 전남 동부지역에서 백제시대에 축성된 석성들이 10개소 이상 발견되고 그 가운데 검단산성과 고락산성의 일부가 발굴 조사되어 백제사와 관련된 새로운 사실들을 알려주고 있다. 이외에도 전남 동부지역에 분포되어 있는 백제시대 석성은 순천시의 성암산성․난봉산성, 광양시의 마로산성․불암산성, 여수시의 고락산성․척산산성․선원동산성, 고흥군의 독치성․남양리산성․백치성, 구례군의 봉성산성․합미산성 등 현재까지 13개의 산성이 조사되었다. 앞으로 전지역에 대한 조사가 이루어진다면 백제산성의 숫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들 백제 산성들은 테뫼식산성의 특징을 가지면서 한쪽은 산 정상부 쪽에 성벽이 있고, 반대쪽은 산의 중복까지 성벽이 내려와 있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또한 축성기법이 夾築式을 이루고 있으며, 기단 보축시설을 하지 않고 있다. 그리고 산성의 이용 시기가 백제 후기에 국한되는 아주 짧은 시기만 사용되었으며, 지방에 축성된 산성이지만 중앙에 있었던 산성들과 축성 기법이 동일하며, 산성내에 우물과 집수정을 두워 수원을 확보하였다.
최근 들어 백제 산성들이 있는 인근 지역에서 백제 고분들이 발굴 조사되고 있으며, 이들과 연계된 유물들이 출토되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주거지를 포함하여 산성 주변에 대한 면밀한 조사가 병행된다면 백제 산성들에 대한 종합적 연구가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필자 요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