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고는 수혈식 석곽묘의 구조적 측면에 초점을 맞추어 유의한 속성을 추출하고 속성간의 조합양상을 통해 형식을 설정하는 것이 본고의 목적이다. 또한 형식간의 상호관계를 통계학적으로 검토함으로써 객관적인 근거를 최대한 확보하고 이를 통해 형식의 의미와 시간성, 그리고 변화양상을 살폈다.
석곽묘의 구조를 통해 형식 설정을 위해 명목적 속성을 추출하여 분석하였다. 특히 명목적 속성에 대한 분석에서 통계학적으로 백제의 수혈식 석곽묘에서 평면형태와 석축형태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내재되어 있으며 이를 통해 석곽묘 축조시 평면형태에 대한 계획에 의해 장벽과 단벽의 석축양상이 결정되었고 평면형태의 구성 이후 석축이 진행되는 공정상의 선후관계도 추정해볼 수 있었다. 평면형태와 석축형태에 있어서 축조공정에서 요구되는 작업자의 순수한 노둥의 정도와 전반적인 제반사항의 강도를 기준으로 형식학적 진화모델을 설정하였다. 형식학적 진화모델은 수혈식 석곽묘의 위상이 횡혈식 석실 및 횡구식 석곽의 등장 이후 저하되었다는 학계의 인식을 고분군의 성격에 기초한 관념적인 이해뿐 아니라 수혈식 석곽묘 자체의 구조적 특징에 대한 분석을 통해 검증하는데 하나의 근거가 된다.
평면형태와 석축형태라는 명목적 속성의 조합양상을 기준으로 6개의 형식을 설정하였다. 이들간에는 차령산맥이라는 공간적 기준과 5세기 전반대라는 시간적 기준에 의한 차이 및 백제의 묘제상에서 수혈식 석곽의 위상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 5세기 전후시점을 기준으로 수혈식 석곽묘가 중심이 되었던 백제의 석축묘는 횡혈식 석실분의 등장과 더불어 횡구식 석곽묘라는 새로운 유형의 석곽묘가 추가적으로 등장함으로써 석축묘의 양상이 상대적으로 다양해지고 6세기 전반까지 석축묘 뿐만 아니라 백제 묘제 전체에서 고분의 위상이 재정립되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필자 요약)